주업은 농사 부업은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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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새도 먹고 벌레도 먹고 그리고 나도 먹고.

나는 1/3만 먹어도 만족이다.

 

귀촌하여 작은 텃밭을 가꾸며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건 많은 사람들의 작은 꿈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삶으로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그 작은 꿈을 이룬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의 4년 동안의 진솔한 귀촌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없다. 의사 선생님도 예외는 아니다. 처음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며 병간호를 하고, 꽃과 야채를 가꾸고, 과실수 키우고 집안에 작은 공사도 직접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경험을 통해 이제는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만큼의 야채와 과일을 기르고, 집안에 필요한 간단한 시공도 직접 다 할 수 있다. 귀촌살이의 솔직한 이야기와 선생님의 생명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책 속에서

 

전화로 수술 날을 예약하고 자비를 먼저 데리고 갔다. 2~3시간 뒤에 찾으러 오라는 말을 듣고 병원 문을 나오면서 조금 마음이 아팠다. 번식의 본능을 뺏는 게 잘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 대가로 훨씬 스트레스가 덜하고 질 높은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생각으로 위안하였다.

수술 후에 집에 데려와 살펴보니 고환 뒤에 세로로 2cm 정도 절개해서 고환을 꺼내고 봉합 해준 것 같았다. 고환이 없어져 불알이 홀쭉해졌다. 일주일 뒤에 내가 실밥을 뽑아주었다.

며칠 뒤에 지혜를 데리고 가서 수술시켰는데 자비만큼 마음이 아프진 않았다. 아마도 내가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의 고통을 잘 아는 산부인과 의사여서 그럴 것이다. 중성화 수술이 그 힘든 고통의 사슬을 끊어주는 해결책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지혜의 수술은 자궁과 난소를 다 제거하는 것이다. 난소까지 왜 제거하느냐고 물었지만, 수의사는 자기는 그렇게 배웠다고만 말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잘 모른다고 했다. - 27p

 

닭은 생명체이다. 인간에게 단백질을 공급하는 가축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맛있는 음식이겠지만 나는 소중한 생명을 가진 생명체로 본다.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면 닭은 아주 생명력이 넘치는 예민하고 영리한 동물이다. 또 매우 장수하는 동물이다. 약 20년을 산다고 한다. 부화하여 6개월 만에 죽어서 식탁에 오르는 닭이 이렇게 오래 장수하는 동물인 줄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어릴 때 집에서 닭을 키웠었는데 닭고기 먹기 위해 아버지가 닭장에서 닭 한 마리 잡아 오라고 어린 나에게 시켰다. 너무 하기 싫었지만 할 수 없이 닭장에 들어가서 잡히지 않으려고 날아다니는 놈 중에 손에 걸리는 운 나쁜 놈 한 마리를 잡아서 아버지에게 가져갔다. 그때 내 손에 잡히면 죽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닭은 살아 있다. 삶과 죽음이 내 손에서 결정된다는 것이 나는 너무 싫었었다. 그것은 어린 나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었다. 어린 자식에게 그런 일을 아무런 생각 없이 함부로 시키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남았고, 또 평생 닭고기를 싫어하게 되었다. 특히 닭 모양이 그대로 보이는 삼계탕은 절대 먹지 않는다. 이런 연유로 처음 닭을 키우려고 했을 때부터 잡아먹지 않고 죽을 때까지 키우려고 마음먹었다. 다만, 달걀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 그래서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고 먹이도 충분히 주어서 달걀에 대한 보답을 하고 있다. - 46p

 

우선 퇴비를 충분히 뿌리고 그 위에 입제 살충제를 적당량 뿌린 다음 관리기로 흙을 갈아엎는다. 살충제를 뿌리지 않으면 뿌리에 온통 굼벵이가 득실거려 작물이 처참한 상태로 되고 그때는 살충제를 아무리 뿌려도 약이 흙 속으로 들어가지 못해 별 효과가 없다. 흙을 갈아엎을 때 뿌려야 오히려 나중에 살충제를 훨씬 덜 쓰게 된다. 밑바닥의 새 흙이 비료와 충분히 섞어지게 관리기로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땅을 갈아 뒤집는다. 그렇게도 단단한 흙이 기계의 갈퀴질에 시원하게 파 해쳐지고 모래보다도 더 부드럽게 변하는 것이 통쾌하기도 하다. 그다음에는 작물의 종류에 따라 땅을 적당한 크기로 나누고 그사이에 고랑을 만들어야 한다. 삽으로 흙을 골라야 하므로 이것이 제일 힘들다. 10분 일하면 20분은 쉬어야 할 일이다. 어릴 적 반공 교과서에서 북한 사람들은 천리마 운동으로 ‘천 삽 뜨고 허리 펴기’를 한다고 배웠는데 내가 직접 경험해보니 불가능한 일이다.- 89p

 

복숭아는 당도가 높아 벌레가 많이 달려들기 때문에 자주 농약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한다. 너무 심할 때만 조금 농약치고 대개 그대로 둔다. 벌레도 먹고 살아야 하고 배고픈 새들도 먹어야 하니까 그대로 두고 보는 편이다. 나는 나머지 1/3만 먹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모두 같이 사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내 몫을 더 차지하려고 다른 생명의 삶이나 배고픔을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전원생활의 목적도 자연으로 조금이나마 돌아가고 싶어서 택한 삶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내 것을 조금 포기하고 내 이웃 생명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갖고 대하는 것도 생각해 봄 직하다.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한 호구지책으로 과일 농사를 짓는다면 모를까 내가 조금 여유로운 입장이라면 다른 생명에게 조금 양보하면서 살아도 크게 억울한 일은 아닐 것이다. - 128p

 

가엽고 불쌍해서 아래 시장 족발집에서 뼈를 얻어다 던져주기도 하고, 우리 집 개 사료나 강아지 간식을 자주 가져다주기도 하였다. 그렇게 몇 달을 살펴주니까 내가 다가가면 알아보고 매우 반가워한다. 보다보다 못해 내가 이장에게 찾아가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고 상의하였다. 이장이 말하기를 원래 그 개는 사냥개였는데 주인이 시내 아파트로 이사 나가면서 데리고 가지 못하니 남겨둔 것인데, 개 주인에게 남에게 주든지 팔든지 하라고 연락해보겠다고 했다. 얼마 후에 이장의 전언에 의하면 개 주인이 데려가서 키울 사람이 있으면 그냥 데려가 키우라 했다고 한다. 일단 해결할 수 있어서 기뻤다. - 264p

 

순천 책방심다(@simdabooks)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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